위로와 격려

어쩌면 인간은 위로받을 수도 없고 위로받지도 않는 존재일지 모른다. 그러나 인간의 어떤 행동, 어느 모로 보나 무의미하다는 것 외에 다른 아무런 의미도 없는 행동을 보면, 인간이 언젠가는 인간의 어깨에 기대 울 것이라는 희망을 버릴 수가 없다. 이미 너무 늦었을 때일 수도 있고, 이제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때일 수도 있지만.

주제 사라마구, 「돌뗏목」p. 103 중에서

대학시절, 난 학생생활상담연구소에서 한 동안 카운셀링을 받은 적이 있었다. 가까운 사람들에게는 말 못하던 이야기를 카운셀러에게 쏟아낸 이유, 그것은 카운셀러는 위로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저 들어줄 뿐, 그리고 무의식중에 눈돌리던 것을 직시하게, 아직 꺼내지 못한 밑바닥까지 다 토해내게 할 뿐이다... 물론 이건 당시의 생각. 그때 나는 단지 위로받고 싶으면서도 자신을 드러내길 지독하게 겁냈던 겁쟁이라서 그랬던 것 뿐이다. (아, 이런 성격 탓에 한 친구는 나를 만난 이후에 자신의 이상형에 '비밀이 없는 남자'를 추가하게 됐다...-_-;)

갑자기 이런 옛날 기억이 떠오른 이유는 바로 피나님의 얼굴없는 릴레이를 읽었기 때문. 새삼 인간이 얼마나 타인의 위안을 필요로 하는 존재인지 깨닫는다. 동시에 얼마나 작은 것도 큰 위로와 격려가 될 수 있는지. 그걸 생각하면 블로그에 덧글다는 것이 더 고민스러워지기도 한다.


ps. 사실을 고백하자면, 카운셀링을 받았던 이유 중 하나는 학생에게는 무료이기 때문이었다. 등록금을 이렇게라도 뽑아야겠다는 일념 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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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yner | 2008/01/30 18:20 | 일상잡담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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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makibi at 2008/01/30 18:31
저도 등록금을 조금이라도 찾아야 한다는 생각에 학교에서 카운셀링 교육을 받았던적이 있습니다..;
Commented by 사은 at 2008/01/30 18:38
작은 것의 힘이 얼마나 큰지요. 진심이 담긴 것은 그것이 얼마나 작든 간에 느껴지기 마련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저는 Layner님이 종종 조심스레 달아주시던 덧글들이 - 아직 덧글이 0일 때에요! :) - 지금도 기억에 남아요.
Commented at 2008/01/30 22:27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빨간반지 at 2008/01/31 00:30
저도 대학때 카운셀링을 받은 적이 있었지요. 이유라면 '거기에 상담소가 있기에'? 뭐하는덴지 궁금해서 가봤다가 무료로 할 수 있다길래 했었어요. 하던 사람이 딴 학교로 가 버릴 때 까지. (제가 괴롭혀서 옮긴 건 아닙니다.)
그런데 비슷한 이유이신 분이 또 있군요;;
Commented by yu_k at 2008/01/31 04:10
저 저도 복학하면 꼭 카운셀링을!!
Commented by Layner at 2008/01/31 18:30
makibi // 장학금을 받는게 최고일텐데, 저는 그러질 못해서...-///-

사은 // 진심을 담아서 제대로 전달되면 좋겠네요. ^^ 그런데 제가 단 덧글이라면 농담일색이 아닐까 싶어서 이것참...-///-

비공개 // 오해받지 않을까 저어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래도 상대방은 소통을 바라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덧글을 달게 됩니다. 그래도 조심스럽기보다는 너무 가볍게 덧글다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감사합니다.

빨간반지 // 저도 사실 반쯤은 심심파적 삼아서 간 것이었는데, 무척 만족했습니다.

yu_k // 학교에 있을 때 이용할 수 있는 건 다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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