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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투를 어떻게 벗을 것인가 일상잡담

당신은 그들이 떠난 뒤에야 발바닥이 피로 젖고 있음을 깨닫게 되고, 등에 꽂힌 칼 때문에 외투를 벗는데 애를 먹는다.

~ "허브 코헨, 협상의 법칙", p165 중에서



전혀 취향의 책이 아니더라도 가끔은 그 속의 어떤 문장에 매료되는 경우가 있다. 위 문장은 본문의 의미와는 상관없이 그 이미지가 너무나 선명하게 연상되어서 맘에 든 경우.

외투를 벗으려는데 이상하게 벗기가 힘들다. 알고봤더니 등에 칼이 꽂혀 있었다. 외투를 벗으려면 외투를 관통해 자신의 등에 꽂혀 있는 칼을 뽑아야만 한다. 하지만 아무리 손을 뻗어봐도 칼의 손잡이를 잡고 뽑을 수 있을 정도로 손이 닿질 않는다. 몇 번의 헛된 시도 끝에 이제 등받이에 기대지 않고 앉아, 어떻게 칼을 뽑고 외투를 벗느냐로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한다.

등에 칼을 맞는 것단지 외투를 벗는데 곤란함이 생겼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외투를 벗는 것의 문제이다. 이렇게 혼자 중얼거려본다.

덧글

  • makibi 2005/04/15 10:45 # 답글

    양팔을 먼저 빼고 한쪽으로 갈무리(?)한다음 힘껏 잡아당기면 빠지지 않을까요(...)
  • Sion 2005/04/15 11:13 # 답글

    아니, 바로 112나 119에 전화를 하면 5분 안에....;;(이런 답변이 나올 문제가 아니군요)
  • yu_k 2005/04/15 11:21 # 답글

    섬뜩할만큼 멋진 문장이네요. 하지만 등에 칼을 맞았다는 것의 의미를, 단지 '외투를 벗는데 곤란함이 생겼다'로 생각해버릴 수 없는 스스로에게 씁쓸함을 느꼈습니다. 후우.
  • ZAKURER™ 2005/04/15 12:17 # 답글

    엄청나게 하드 보일드틱한걸요 :-)
  • Sang 2005/04/15 12:30 # 답글

    ...몸다치는건 ㅤㄱㅙㄶ찮은데, 빨래랑, 옷걱정이 먼저나는건...이미...ㅡ_-
  • 끄레워즈 2005/04/15 12:39 # 답글

    흐음...이미 칼로 훼손된 외투...불질러서 없앱니다[...]
  • Needle 2005/04/15 12:59 # 답글

    멋진 문장이네요... 일단 저라면 사진을 한 장 찍어놓은 뒤에 벗기를 시도하겠습니다. -_-
  • kuroneko 2005/04/15 13:42 # 답글

    옆사람에게 뽑아달라고 하...기에는 분위기상 혼자 사는 사람인 것 같군요. 그런 경우 만능 도우미 효.자.손.이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외투의 찢어진 구멍은 바느질로 막고, 공짜로 얻은 칼로 과일이라고 깎아 먹는 겁니다...
  • 기불이 2005/04/15 15:09 # 답글

    일단 벽같은 곳에 세게 부딪혀서 칼을 몸속 깊이 꽂습니다. 그러면 아마 이제 손잡이에 손이 닿을테니 칼을 뽑고 외투를 벗으면... 음음 말이 안되나요?
  • LINK 2005/04/15 15:18 # 답글

    >< 네로소년은 그림뿐만 아니라 문학에도 소질이 있었던 거군요!!!!!

    (문제는 그 그림이 언제나 '음식염장테러畵'였다는게 문제지만....)
  • 사은 2005/04/15 21:52 # 답글

    으어어 굉장히 쿨한 표현! 찌릿합니다!;
  • progh2 2005/04/15 23:40 # 삭제 답글

    칼의 능력치 수정효과에 따라 그대로 장착(?)하고 다닐 수도 (어이;)
  • 삿찡 2005/04/16 05:37 # 답글

    외투의 제질문제이긴 하지만 등 고정된 상태로 벗을 수 있을지도...
    또는 외투부터 벗으면 칼이 뽑히지 않으려나요=ㅅ=
  • Layner 2005/04/17 01:36 # 답글

    이 포스팅을 할 당시엔 뭐랄까 좀 우울해서...
    '별 일 아니야, 단지 외투를 벗는데 좀 불편할 따름이야'라고 중얼거릴 필요가 있어서였죠. 지금은 괜찮습니다. :D
  • 과세표준 2005/04/18 09:11 # 삭제 답글

    믿을만한 친구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친구가 칼을 뽑아 주었습니다. 내가 외투에 난 구멍을 꼼꼼히 꿰매는 동안에 친구는 오면서 산 오렌지를 그 칼로 예쁘게 벗겨 주었습니다, 맛있게 먹으면 그 놈(년?) 이야기를 도란도란 나누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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